110807/서울국립극장/부활/폭풍우치는 밤의 무대

2011. 9. 24. 00:50Stage















저는 공연촬영을 자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일단 5시간동안 폭풍우와 맞서며 촬영하긴 처음이었네요.

오늘 부활이 왜 부활이라고 불리는지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별 기대 안하고 갔습니다. 남산에 밴드들이 온다더라...
하필이면 태풍 진로가 예상을 비껴가며 첫 무대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아기자기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무대가 무르익고 음악에 미친 관객들은 손을 하늘로 지켜들고 마구 점프했습니다.
우산을 접고, 우비 모자를 벗고 그냥 비를 맞았습니다.

제가 촬영목적으로 가긴 했지만...
비가 점점 많이오길래 사실 처음에 찍는건 포기했었습니다.
카메라를 두대 가져가는바람에 가방 보호라도 똑바로 해보자 하는 맘에
비닐봉지와 우비로 가방을 몇겹 둘러쌌습니다.
그리고 저도 방방 뛰고 소리 지르며 놀았습니다.

근데 가만 보니 앞에서 같이 비를 맞는 뮤지션을 보고 관객들은

교주를 신봉하는 교주들인냥 움직입니다.
신이 났죠.

그 모습을 보고... 아... 이 모습은 내 카메라가 다 망가져도 담아야겠다
싶어서 카메라를 다 꺼내들었습니다. 까만 비닐봉지로 렌즈만 대충 휘감고...
거기서부터 미친듯이 찍었습니다. 방진방적을 믿고....... 너무 재밌더라구요.
비바람이 렌즈를 때리고, 안경도 빗물에 샤워해서 앞도 안보였지만 거의 감으로 연사를...
최근에 출사 많이 갔지만... 초심의 재미를 전 오늘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몰론 결과물은 아주 망했습니다. 핀도 안맞고 노출도 안맞고 화밸도 다시 다 잡아줘야합니다.
차도 다 끊기고, 몸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되었어요

그래도 수십번의 공연촬영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