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8. 23:00ㆍSnapshot
사진이 예술적 장르라는 사실에 집착하여
보다 근본적인 아마추어로서의 의미를 잃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진에 내용이 없으면 쓰레기라고 치부하는 사람들.
내용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좋다는거 압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진의 특성에 기인한 속성일 뿐 전부는 아니죠.
고차원적인 사고보다 우선하는것은 인간의 오감입니다.
사진은 시각적 매체잖아요. 시각적 즐거움을 부정하는것은 미술 전체에 대한 선입견과 다름없습니다.
눈이 즐거운 풍광, 그것만으로도 사진이 존재할 의의는 충분합니다.
제가 주로 찍는 사진장르가 특히그런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첫번째가 풍경과 야경입니다.
혹자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위해 사람이 꼭 프레임 내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풍경이 주는 아름다움은 원시적인 자연, 혹은 선택적인 피사체에기인하며
작가가 아름다움을 느낀 대상 외다른 모든것을 배제할 필요도 있습니다. 사람을 포함해 상황의
이야기를 전달하는건 작가의 선택적 문제지 사진가로서의 의무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중앙일보에서 사진전문기자로 계시는 권혁재씨의 풍경사진에는 좀처럼 사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존재해도 풍경과 어우러지는 하나의 그림이 되죠. 그는 한 독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신문(사진)을 보고 여행을 가는 사람은 겨우1%에 불과하다. 그곳에 가지 못하는 99%의 독자들을 위해
여행은 못 가도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을 만들어 달라"고 말이죠.
권기자는 독자들이 사진을 보면서 그 곳에 와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람을 빼고 찍습니다.
뭐, 저는 아예 사람을 빼고 찍자는 주의는 아닙니다. 저도 사람을 활용한 사진 찍기를 좋아하며
그것을 비판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사람이 들어가면 그 사람의 표정이나 속성 등에 의해
사진의 느낌이 한가지로 결정되어버립니다. 따라서 그 느낌을 의도하고자하는 목적이있다면,
저는 기꺼이 그 과정에 동참합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으로하여금 그 곳에서 조망하는듯한 즐거움과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 제 의도라면, 구태여 보는 시각을 한가지로 만들고 제한하는 이야기가 들어갈 필요는 없죠.
둘째가 무대공연사진입니다.
사진의 이야기를 따지기 전에 사진이 탄생한 목적은 순간의 기록이라는 데 있습니다.
저는 공연장의힘찬 우퍼와함성소리, 열기를 비롯한 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기록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말하자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곳에 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의 연장선상이죠. 이 장르는 공연산업의 근본적 목적과 연관됩니다.
그 대상이 남자건 여자건, 아이돌 가수건 진짜 뮤지션이건 관계 없습니다.
어떠한 장르라고 하더라도 그 장르를 즐기는 청중과 관객이 존재하며
그 사람의 공연을 보는 것이팬들의즐거움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가수들의 표정에 집착합니다. 풍경사진에서 연출없이 존재적인 아름다움을 담는것이
제 의도였다면, 공연사진에 있어 저의목적은... 가수들의 열정을 표현하는것입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R석에서 관람하는 착각이 들게끔 생기있는 사진을 찍고자 합니다.
그 외 다른 사진도 마찬가지에요.
접사, 천체사진 등 존재 자체를 담는 사진들을 비판하지 마세요. 스냅사진두요.
찍는 사람이 즐거움을 느꼈다면 "프로들이 "잘 찍은 사진"의 기준에 입각하여 찍은 사진 한장보다
훨씬 가치있는 사진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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